구글 크롬이 자바스크립트 차단 사용자를 대상으로 콘텐츠 접근 제한 조치를 시작했다. 광고 차단기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매니페스트 V3 도입으로 광고 차단 환경에 대변혁이 예고된다. 이에 따라 대안 브라우저 이동과 새로운 광고 차단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을 지배하는 구글 크롬이 또 다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바스크립트를 비활성화하거나 광고 차단기를 사용할 때 웹 콘텐츠 접근이 제한되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변화가 아닌, 구글의 광고 생태계 보호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웹 환경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자바스크립트 차단 사용자에게 나타나는 새로운 장벽
미국을 중심으로 일부 크롬 사용자들은 특정 웹 페이지 방문 시 “브라우저에서 자바스크립트가 꺼져 있어 콘텐츠 확인이 어렵다”는 안내 메시지를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개발자 도구에서 자바스크립트를 의도적으로 비활성화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것이 사용자의 단순한 설정 실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구글이 의도적으로 자바스크립트 비활성화 환경에서 콘텐츠를 제한하고, 이를 통해 자바스크립트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이는 광고 차단 기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이 자바스크립트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자바스크립트 제한은 결국 광고 차단 기능의 무력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광고 차단기와의 갈등이 본격화되다
구글과 광고 차단 프로그램 간의 대립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애드블록 플러스(AdBlock Plus), 유블록 오리진(uBlock Origin) 등 대표적인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은 대부분 자바스크립트를 통해 웹 페이지의 광고 로딩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미 유튜브에서는 광고 차단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제재가 시작된 바 있다. 광고 차단기를 감지했을 때 영상 재생을 중단하거나 시청을 제한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번 자바스크립트 차단 제한 조치는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구글의 이러한 정책은 사용자에게 광고 차단을 해제하거나 특정 콘텐츠 접근을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이분법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매니페스트 V3 도입으로 광고 차단 환경 대변혁
구글의 광고 정책 강화는 기술적 차원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빠르면 2024년 6월부터 Chrome 127 이상 버전의 Chrome의 안정화 전 버전에서 Manifest V2 확장 프로그램이 사용 중지되기 시작했으며, 조직에서 Manifest V2 확장 프로그램이 계속 작동하도록 ExtensionManifestV2Availability 정책을 사용하는 기업은 2025년 6월까지 1년의 추가 기간 동안 조직에서 Manifest V2 확장 프로그램을 이전할 수 있다.
매니페스트 V3로의 전환은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의 실시간 필터링 성능을 크게 저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Manifest V2의 기능 중 하나이며 광고 차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Webrequest 기능이 비활성화되고, V3에서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려면 declarativeNetRequest라는 기능을 대신 써야 한다. 그러나 기존 기능에 비해 새로운 기능은 기능이 굉장히 제약되어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웹사이트 운영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
이번 정책 변화는 단순히 사용자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 웹사이트 운영자들에게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바스크립트 기반으로 구성된 페이지가 차단된 사용자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의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미디어, 블로그, 콘텐츠 플랫폼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 차단이 광고 노출 감소로 직결되면서, 이들 플랫폼의 수익 모델에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반면 사용자들은 보안, 속도,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광고 차단기나 자바스크립트 비활성화를 계속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체 기술이나 우회 방법을 찾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안 브라우저로의 이동 가속화
구글의 강화된 정책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체 브라우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 기술 커뮤니티에서는 ChaCha 브라우저, Brave와 같은 프라이버시 중심 웹브라우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Brave, Firefox, Edge와 같은 대체 브라우저의 설치율이 소폭 증가하고 있으며 기술 커뮤니티에서는 오픈소스 브라우저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광고 차단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브라우저들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Mozilla Firefox의 경우 크롬과 달리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광고 차단을 중시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고 차단 기술의 진화와 대응
시장에서는 구글의 제재에 대응하는 새로운 광고 차단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AdGuard는 Manifest V3의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실험적인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을 출시하여 광고 차단 프로그램 중 최초로 광고 차단 기능을 제공했다.
또한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는 광고 차단 방법들도 주목받고 있다. 광고 차단기 대부분은 브라우저 외부에서 실행되며 인터넷에 액세스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의 광고를 차단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현한다. 애드가드는 윈도우에서 이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며, 모바일에서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네트워크 수준에서의 광고 차단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DNS 필터링이나 라우터 수준의 광고 차단 기술들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페이스북, 아마존, 유튜브와 같이 자체 서비스를 통해 광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는 한계가 있다.
웹 생태계의 미래 방향성
구글의 정책 변화는 웹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자사 광고 수익 모델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사용자 이탈과 경쟁 브라우저로의 유입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광고와 콘텐츠 접근성 간의 균형은 향후 웹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정책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사용자의 선택권과 콘텐츠 제공자의 수익 확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광고 중심의 웹 정책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사용자 경험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새로운 수익 모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다.
웹 환경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
크롬에서의 자바스크립트 차단 제한과 매니페스트 V3 도입은 웹 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한다. 이는 사용자 경험, 웹 보안, 콘텐츠 접근성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브라우저 선택 기준과 콘텐츠 플랫폼 전략에도 재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웹사이트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콘텐츠 품질과 사용자 경험을 재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사용자들은 자신의 브라우징 환경과 프라이버시 보호 방법에 대해 보다 능동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결국 이번 변화는 웹 생태계 참여자들 모두에게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사용자 권익 보호, 그리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간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