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홈 파산 보호 신청과 리테일 산업 구조조정 흐름

앳홈의 파산 보호 신청은 리테일 산업의 구조조정 흐름과 맞물린 전략적 회생 시도로, 자금 확보와 운영 지속에 초점을 둔다.

2025년 6월, 미국의 대표적인 홈데코 전문 리테일 체인 ‘앳홈(At Home Group, Inc.)’이 연방 파산법 제11조(Chapter 11)에 따라 자발적인 파산 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이는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닌,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구조조정의 주요 내용은 부채 감축, 지분 재편, 유동성 확보, 매장 운영 지속 등으로 구성되며, 이는 최근 미국 유통업계의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 사례다.


파산 보호를 통한 회생 전략 본격화

앳홈은 2011년 홈용품 전문 체인으로 재출범한 이후,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해 미국 전역 260여 개 매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변화한 소비 트렌드, 이커머스 확대, 고물가와 금리 인상 등 외부 환경 변화로 재무 부담이 심화되었다. 이에 따라 앳홈은 2025년 6월 파산법 제11조를 통해 구조조정에 돌입하였다.

파산법 제11조는 채무자 회사가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기존 경영진이 기업 운영을 유지하면서 채무 조정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앳홈은 이를 통해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구조조정하고, 회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법원의 감독을 받으며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와 협상을 병행하는 점이 주목된다.

사모펀드 중심 지분 재편과 유동성 확보

이번 구조조정의 중심에는 주요 사모펀드들이 있다. 레드우드 캐피탈 매니지먼트(Redwood Capital Management), 파랄론 캐피탈(Parallon Capital), 앵커리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Anchorage Capital Advisors)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앳홈 전체 부채의 9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주주는 경영권을 상당 부분 양도하고, 이들 채권자 그룹이 새 경영 체계를 주도할 예정이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앳홈은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신규 자본 2억 달러와 채권 전환 방식의 4억 달러를 포함한 총 6억 달러의 유동성 확보 계획이 진행 중이다. 이는 매장 운영 유지와 공급망 안정화, 급여 및 복지 지급 등 운영 비용 충당에 쓰일 예정이다. 신속한 자금 확보는 파산보호 상태의 리테일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운영 연속성 확보 위한 법적 조치 병행

앳홈은 법원에 제출한 ‘퍼스트 데이 모션(First-Day Motions)’을 통해, 직원 급여와 복리후생, 공급업체 대금 지급을 중단 없이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기업 내부 신뢰를 유지하고,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조치다.

특히 매장 폐쇄 없이 영업을 유지한다는 점은 소비자 신뢰를 지키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기존 고객층의 이탈을 막고,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회생 계획을 병행할 수 있는 전략적 실행이다. 파산 신청 이후에도 고객 응대와 배송, 반품, 재고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위기관리 능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유통업계 구조조정과 앳홈 사례의 의미

앳홈의 사례는 단독 사건이 아닌, 미국 리테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팬데믹 이후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었고, 동시에 공급망 혼란과 물류비 상승, 고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드배스앤비욘드(Bed Bath & Beyond), 파티시티(Party City) 등이 연이어 파산 절차를 밟았으며, 이들은 매장 축소나 브랜드 매각 등을 통해 생존 전략을 도모한 바 있다. 앳홈은 이들과 달리, 매장 운영 유지와 공급망 안정화를 병행하며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이례적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기업 회생의 새로운 전형으로, 경영권 재편과 자금 유입, 서비스 연속성 보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점에서 향후 유사 기업에 참고 사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회생을 위한 전략적 구조조정의 필요성

앳홈은 단순히 파산 절차에 돌입한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사업 모델 전환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를 꾀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는 다음 세 가지 전략적 요소가 포함된다.

  • 채무 구조 개선: 채권자 주도 재편을 통해 이자 부담 및 만기 리스크 감소

  • 자금 유입 확보: 신규 투자와 채권 전환을 통한 유동성 개선

  • 운영 연속성 유지: 매장 폐쇄 없이 영업 유지, 고객 서비스 지속

이러한 전략은 단기 유동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신뢰 회복과 장기적 투자 유치 가능성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동시에 직원, 공급업체, 투자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체계적인 회복 기반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리테일 업계의 미래 대응 방향

이번 앳홈의 구조조정은 리테일 산업 전반에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 선제적 유동성 확보: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려면 기업은 비상시 자금 조달 능력을 사전에 구축해야 한다.

  • 이해관계자 신뢰 유지: 파산과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공급망, 인력, 고객 기반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 경영 체계 유연성: 기존 주주 중심의 구조에서 채권자 중심의 구조로의 전환은, 실질적인 경영 리스크 분산과 유동성 유입에 효과적이다.

앳홈은 파산 보호라는 극단적 수단을 통해 오히려 기업 회생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를 위한 치밀한 전략과 실행 계획이 병행되고 있다. 이는 미국 소매 유통 기업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조정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구조조정 통한 회생 전략이 유통업 미래를 좌우

앳홈의 파산 보호 절차는 단기적 유동성 위기를 넘어, 장기적 회생 기반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사모펀드 주도의 지분 재편, 자금 확보, 운영 연속성 보장은 리테일 산업에서 유사한 위기 대응 전략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