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의 전설, 데이우스 엑스의 부활과 미완의 여운

H2: 사이버펑크 게임 ‘데이우스 엑스’, 그 찬란했던 부활과 아쉬운 마무리

2025년 6월, 출시 25주년을 맞이한 게임 시리즈 ‘데이우스 엑스(Deus Ex)’가 팬들의 환호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본 시리즈는 2000년 첫 작품 출시 이후 ‘몰입형 시뮬레이션’(immersive sim) 장르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게임이다. 다만 이후의 개발 방향, 제작사 변경, 시리즈 중단 등의 이슈가 겹쳐, 현재까지도 완결되지 못한 채 긴 여운만을 남기고 있다.

H2: 데이우스 엑스 시리즈의 기원과 대표작

데이우스 엑스는 2000년 Ion Storm이 개발하고 워렌 스펙터(Warren Spector)가 디렉터로 참여해 처음 공개됐다. 액션, RPG, 스텔스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인 구성 방식으로 ‘몰입형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대중화했고, 오늘날에도 비평가와 게이머 모두에게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언급된다.

이후 개발사는 Eidos Montréal로 넘어갔고, 2011년 ‘휴먼 레볼루션(Human Revolution)’을 통해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이 작품은 원작에서 수십 년 전을 배경으로, 사이버 임플란트를 통한 신체 강화가 지배 계급과 하층민 간의 갈등을 키우는 사회상을 그렸다. 주인공 ‘아담 젠슨(Adam Jensen)’은 공격을 받은 생명공학 회사 사리프 인더스트리에서 진실을 쫓게 되며, 복잡하게 얽힌 음모의 중심에 다가선다.

세련된 아트디자인, 고딕 르네상스를 연상케 하는 세계관, 레벨 디자인의 자유로움은 호평을 받았고, 이후 2016년에 속편인 ‘맨카인드 디바이디드(Mankind Divided)’가 출시됐다.

H2: 맨카인드 디바이디드와 시리즈 중단

맨카인드 디바이디드는 전작보다 다소 어두운 정치적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오그먼트 사건'(Aug Incident) 이후 강화인간(Augs)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차별받는 대상이 됐으며, 주인공 아담 젠슨은 프라하에서 발생한 열차 폭탄 사건을 조사하던 중 다시 음모의 심장부로 향한다.

작품은 사이버네틱 인권, 감시사회, 권력기관의 억압 등 민감한 사회적 사안을 다뤘지만, 스토리 구성과 세계관 설명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특히 “기계적 아파르트헤이트(Mechanical Apartheid)”라는 문구 사용은 논란을 일으켰고, 줄거리의 결말이 중간 챕터에서 멈춰 후속작을 강하게 암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편은 끝내 제작되지 않았다.

2022년, 시리즈 제작사였던 Eidos Montréal은 Embracer Group에 인수되며 구조조정을 겪었고, 2024년에는 새로운 데이우스 엑스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이로써 '아담 젠슨 3부작'은 마지막 편을 남긴 채 미완성으로 남게 됐다.

H2: 데이우스 엑스의 게임 유산과 장르적 영향력

비록 현재 데이우스 엑스 시리즈가 중단됐지만, 그 유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상황을 해결할 복수의 경로를 제공하며, 무력충돌, 은신, 대화 설득, 해킹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선택에 따른 변화가 러브크래프트적 세계관과 결합되어 강한 몰입감을 제공했고, 이는 이후 등장한 Dishonored, Prey, Cyberpunk 2077 같은 작품에도 큰 영향을 줬다.

특히 2011년작 ‘휴먼 레볼루션’은 콘솔 및 PC 환경에서 몰입형 시뮬레이션 게임을 대중적으로 성공시킨 첫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세이브앤로드(seamless save/load) 시스템, 전망이 뚜렷한 도시 디자인, 강화 기술 커스터마이징 등은 당시 기준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수준이었다.

스토리 중심, 상호작용 기반의 정교한 게임 설계는 오늘날까지도 데이우스 엑스를 회자케 하는 이유 중 하나다.

H2: 데이우스 엑스의 현재와 재평가 흐름

현재 원작인 2000년작 ‘Deus Ex’는 주기적으로 리마스터 버전이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다시 출시되고 있으며, PlayStation Plus 등 구독형 게임 서비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새로운 유저들이 시리즈를 접하고, 과거 유저들은 향수를 되살릴 수 있는 환경이 꾸준히 마련되고 있다.

한편 최근엔 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공식 패치, 모드(mod) 등이 활발히 공유되며, 게임성 확대와 커스터마이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몰입형 시뮬레이션 장르 특유의 해석의 여지를 넓히는 동시에, 서사적으로 미완으로 남은 부분을 팬들이 서로 채워가는 비공식적 계승 방식을 가능케 한다.

H2: 시리즈의 미완성 요인과 산업 구조의 변화

데이우스 엑스 프로젝트가 완결되지 못한 배경에는 외부적인 게임 개발 환경의 변화가 있다. Embracer Group의 재정 조정과 인력 감축, 대형 게임 시장의 트렌드 변화, 멀티플레이 중심 수익 모델로의 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러티브 중심의 싱글플레이 게임 지속 개발에 제약이 생겼다.

Eidos Montréal은 이후 ‘셰도우 오브 툼 레이더(2018)’,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21)’ 등을 개발하며 방향을 선회했으며, 현재는 신작 게임보다는 다른 프로젝트의 협력 개발자로 전환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데이우스 엑스 시리즈에만 적용되는 상황이 아니라, 많은 서사 중심 게임 IP들이 직면한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풀이된다.

H2: 데이우스 엑스 시리즈가 남긴 미완의 유산

사이버펑크 세계관과 몰입형 시뮬레이션 장르의 결합으로 게이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데이우스 엑스’ 시리즈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특히 ‘휴먼 레볼루션’과 ‘맨카인드 디바이디드’는 시리즈 재도약의 전환점으로 기록되며, 이후 등장한 많은 게임에 영감을 준 사례로 언급된다.

완결되지 못한 스토리, 제작사의 전환, 게임 산업의 변화는 아쉬움을 남기나, 동시에 해당 시리즈가 게임 디자인과 서사 구조 측면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었는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중요해지는 게임 트렌드 속에서, ‘데이우스 엑스’는 단지 과거의 명작이 아니라, 앞으로도 재평가될 수 있는 근거 있는 유산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