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로버트슨이 리버풀 잔류와 아틀레티코 이적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세대교체와 커리어 전략이 선택의 핵심이다.
리버풀 수비수 앤디 로버트슨이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8년간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해온 그가 리버풀에 남을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할지를 두고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감독 체제, 포지션 경쟁, 커리어 후반기의 전략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그의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리버풀에서의 위치 변화와 내부 경쟁
앤디 로버트슨은 2017년 헐 시티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후, 클롭 감독 체제에서 빠르게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강력한 체력, 날카로운 크로스,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커뮤니티 실드,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총 6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들어올리며 리버풀의 황금기를 함께했다.
2024-25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 출전해 팀에 꾸준히 기여했으나, 잦은 부상과 함께 폭넓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포지션 특성상 체력 소모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특히 전환 속도가 중요한 최근 프리미어리그 트렌드에 따라, 수비와 공격 모두를 빠르게 소화할 수 있는 후계자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리버풀의 새 사령탑 아르네 슬롯 감독은 이에 따라 본머스에서 활약 중인 20세 왼쪽 풀백 밀로시 케르케즈에 주목하고 있다. 헝가리 국가대표인 케르케즈는 민첩한 오버래핑 능력과 정확한 크로스, 높은 체력지수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영입 예상가는 4,500만~5,000만 파운드로, 이는 단순한 백업 자원이 아닌 장기적인 주전 수비수로의 구상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움직임은 로버트슨이 당장 방출 대상으로 분류되지는 않더라도, 절대적인 주전 입지에서 점차 전략적 로테이션 자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제시하는 대안
로버트슨의 잠재적 이적지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팀의 수비라인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왼쪽 풀백 포지션의 경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즉시 활용 가능한 베테랑 자원을 원하고 있다.
로버트슨은 50경기 이상 유럽대항전 경험을 갖고 있는 유럽 최고 수준의 측면 수비수로, 특히 수비 안정성과 빠른 전환 능력, 경기 중 리더십까지 겸비한 점에서 시메오네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과 부합한다. 아틀레티코는 2024-25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로, 로버트슨이 경쟁력 있는 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이상적인 팀으로 평가된다.
또한 아틀레티코는 리그에서의 조직적 수비, 포지셔닝 중심의 운영으로 유명하다. 수비 부담이 많은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라리가는 비교적 전술적 흐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체력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술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커리어 후반기의 균형을 추구하는 로버트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해외 이적을 고려하는 배경
앤디 로버트슨은 스코틀랜드 대표팀의 주장으로, 유럽 무대에서 쌓은 경험과 리더십을 겸비한 베테랑 풀백이다. 리버풀에서의 8시즌 동안 주요 트로피를 모두 석권했지만, 30대에 접어든 현재는 단순한 기량 유지보다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외국에서 다른 방식의 축구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것은 선수로서 긍정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해외 이적에 대한 열린 태도를 시사한다. 리버풀이라는 익숙한 환경을 떠나 전술 구조, 경기 운영, 팬 문화가 다른 리그에서 새 도전을 모색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사례는 같은 스코틀랜드 대표팀 출신인 스콧 맥토미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적했고, 전술 이해도와 경기 집중도를 기반으로 세리에A 우승과 리그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로버트슨에게도 커리어 후반기 리프레시와 경쟁력 유지를 위한 유의미한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다.
리버풀의 입장과 계약 상황
리버풀은 공식적으로 로버트슨의 잔류를 원하고 있다. 그는 부주장으로서 드레싱룸의 분위기를 조율하고, 젊은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해 왔다. 클롭 감독 체제에서 이어온 팀의 정체성과 정신력을 유지하기 위한 상징적 자원으로서도 평가받는다.
전술적으로도 로버트슨은 여전히 필요하다. 체력 부담이 높은 경기에서는 후반전 교체 카드로 활용할 수 있으며, 빌드업 상황에서 좌우 풀백을 전술적으로 맞바꾸는 변형 운영에도 적합한 유형이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 아르네 슬롯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빠른 전환 속도와 활동량 중심의 왼쪽 수비수를 선호한다는 점은 로버트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계약 측면에서 로버트슨은 2026년까지 리버풀과 계약되어 있다. 이는 클럽 입장에서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리버풀이 케르케즈와 같은 젊은 자원의 영입을 본격화하면서, 팀 전체의 세대 교체 흐름은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는 로버트슨의 입지를 재조정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또한, 백업 자원인 코스타스 치미카스의 방출 가능성 역시 거론되고 있어, 리버풀은 좌측 수비 라인 전체의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해 있다. 로버트슨이 자신의 역할 축소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연스럽게 이적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30대 이후 커리어 전략으로서의 해외 리그
로버트슨은 현재 31세로, 수비수로서는 전술 이해도와 경험이 절정에 이른 시기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 강도를 유지하고 있어, 체력 소모와 부상 리스크가 30대 선수에게 특히 크게 작용한다.
라리가나 세리에A는 이러한 물리적 요구가 상대적으로 덜한 리그로 평가된다. 특히 라리가는 공간 활용과 조직적 전술 운용이 강조되는 리그로, 경험 많은 수비수의 전술적 기여가 가능한 구조다. 로버트슨이 단순히 ‘은퇴 전 마지막 행선지’가 아닌, 유럽 대항전 경쟁력을 유지하며 커리어를 연장할 수 있는 무대로 삼을 수 있는 조건이다.
이러한 리그로의 이적은 브랜드 가치 관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확보된 팀으로의 이적은 선수 개인의 기록, 대표팀 내 위상, 이후 지도자 경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장기 커리어 전략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로버트슨 선택이 가지는 상징성
앤디 로버트슨의 향후 거취는 개인적 커리어뿐 아니라 리버풀이라는 클럽의 구조 변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 사례다. 그가 이적할 경우, 이는 클럽이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실행에 옮기고 있음을 의미하며, 젊은 자원 중심의 리빌딩 전략이 본격화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베테랑 선수가 30대 이후 유럽 타 리그에서 커리어를 연장하는 흐름이 어느 정도 성공 사례로 자리 잡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단순한 리그 이동을 넘어선, 유럽 축구 내 세대 이동과 전술 흐름의 방향성을 반영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
로버트슨의 선택은 한 명의 선수 커리어를 결정짓는 순간일 뿐 아니라, 리버풀의 리더십 전환, 유럽 무대에서의 베테랑 자원 활용도, 프리미어리그 외 이적 트렌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