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10년 변화와 2025년 전망

최근 10년간 대한민국 장마의 변화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2025년 집중호우 및 고온에 대한 기후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대한민국 여름철 기후의 핵심 변수인 장마는 단지 비가 많이 오는 계절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농업 생산과 수자원 확보, 도시 방재와 인명 피해 예방 등 다방면에 걸쳐 구조적 영향을 미친다. 최근 10년간(2015~2024년)의 장마 양상은 예측 가능성을 크게 낮추며, 전통적인 계절 개념에서 벗어나 복합적 기후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글은 장마의 구조적 변화와 그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2025년 장마의 전망과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장마의 정의와 해석 기준의 변화

기상학적 장마 구조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기단이 충돌하면서 형성되는 정체전선에서 발생한다. 여기에 남서풍을 통해 유입되는 다량의 수증기가 결합하면서 수일간 비가 지속된다. 장마전선은 6월 중순~7월 중순 사이에 주로 형성되며,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아 점차 불규칙하고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장마 판단 기준의 변화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 기간을 사전 예보가 아닌 사후 분석 방식으로 확정하고 있다. 이는 강수 패턴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시작일과 종료일 중심의 판단이 한계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정체전선의 존재,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방향, 강수 발생 구조 등 다차원적 요소를 종합해 장마 여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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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장마의 구조적 변화

전국 평균의 양극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장마는 시작일과 종료일, 강수량 및 지속일에서 극단적 편차를 보였다. 2020년은 전국 기준 54일간 이어지며 696mm를 기록, 역대 최장을 경신했다. 반면 2018년은 단 16일 동안 292.7mm의 ‘마른 장마’로, 예측의 불가능성과 양극화 경향을 드러냈다.

지역별 집중도와 불균형

중부지방은 2020년에 856.1mm를 기록하며 최고 강수량 해로 남았고, 2021년은 150.9mm로 최저치를 보였다. 남부지방은 2023년 712.3mm의 역대 최고치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제주도는 2020년 49일간 장마가 지속되며 591.8mm의 강수량을 기록해 변동성이 전국적으로 나타남을 보여준다.


기후 요인과 해수면 온도의 역할

해수면 온도 상승의 영향

2024년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18.6℃로 10년 평균보다 1.3℃ 높았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대기 중 수증기량을 증가시켜 장마전선이 활성화될 때 강수량을 폭증시키는 원인이 된다. 2024년 여름철 전체 강수량의 78.8%가 장마철에 집중된 것은 이 같은 기후 요인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엘니뇨·라니냐 중립기의 강수 증가

기존에는 엘니뇨나 라니냐가 장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중립 상태에서도 강수량이 평년 이상을 기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가 대규모 대기 순환보다 지역적 요소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연도별 장마의 특징과 시사점

  • 2015~2016년: 마른 장마 및 폭염 발생, 수자원 부족과 온열질환 위험 증가

  • 2017~2019년: 국지적 집중호우 빈도 상승, 제주·중부에서 단시간 강수 집중

  • 2020년: 기록적 장마 기간 및 강수량, 도시·농촌 전반에 피해 확산

  • 2021년: 최단 기간의 마른 장마, 재해 대비 체계의 불확실성 부각

  • 2022~2024년: 세로형 장마전선, 강수 편중 현상, 도심 침수 및 인명피해 증가


장마 패턴의 구조적 변화

예측 가능성의 저하

장마 시작일은 6월 중순~7월 초, 종료일은 7월 중순 ~8월 중순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기간은 16~54일 사이로 극단적 변동을 보인다. 이는 정해진 날짜 중심의 대응보다 실시간 강수 모니터링과 영향 기반 대응체계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국지성 집중호우의 상시화

2024년에는 9개 지점에서 1시간 강수량이 100mm를 초과했고, 2020년·2023년에도 유사한 국지 집중 현상이 관측되었다. 이 같은 변화는 도심 배수 시스템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실시간 침수 예측 시스템 구축과 도시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2025년 장마 전망과 대응 전략

기상청 예보 요약

  • 기온: 평년(23.4~24.0℃)보다 높을 확률 60%

  • 강수량: 평년 대비 비슷하거나 많을 가능성 각각 40%

  • 태풍: 발생 수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

  • 기후 요소: 엘니뇨·라니냐 중립 상태 지속 예상

지역별 예측과 대응

  • 제주도: 6월 19일~7월 20일, 348.7mm 이상 예상

  • 남부지방: 6월 23일~7월 24일, 341.1mm 이상 예상

  • 중부지방: 6월 25일~7월 26일, 378.3mm 이상 예상

강수량은 전 지역에서 평년 대비 약 1.5배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중부지방의 집중도가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재해 예방을 위한 권고 사항

  • 실시간 기상정보 활용: 기상청 발표 및 긴급재난문자 상시 확인

  • 배수로 사전 점검: 주택 주변, 도심 배수 시설 등 물 빠짐 확인

  • 침수 대비 비상물품 확보: 식수, 손전등, 휴대 충전기, 생필품 비축

  • 폭염 대응 체계 구축: 고령자, 영유아 대상 안전관리 강화

  • 도시 인프라 개선: 그린 인프라 도입, 배수능력 강화, 지하공간 안전 확보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기후 전략

기후 리스크 기반 재해관리로 전환

기존의 일자 기반 예측 중심 대응은 변동성 증가 앞에서 유효성을 잃고 있다. 향후에는 예측 기반보다 기후 영향 분석을 토대로 한 상시 대비 시스템이 중요해진다.

고해상도 기후 예측 및 연구 강화

정밀 기상관측 기술, 실시간 예보 시스템의 확충과 함께 장마전선의 구조 변화(세로형 전선 등)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는 기후 변화 적응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 도시 인프라 재정비

도시 침수, 산사태, 홍수 등에 대응하기 위한 방재 인프라 확대와 친환경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배수로 확충, 스마트 경보 시스템, 도시 설계의 근본적 재편이 포함된다.


변화하는 장마, 통합적 기후 대응 필요

2015~2024년의 장마는 불확실성과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시기였다. 2025년은 중립기임에도 집중호우와 고온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해수면 온도 상승과 같은 새로운 기후 요소가 장마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기후 변화에 대한 정교한 이해와 사회 전반의 대응 전략 재편이 요구된다. 기존 장마 대응의 틀을 넘어, 상시 관찰, 예보 시스템 강화, 재해 대응 인프라 개선을 통해 통합적 기후 리스크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