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수술 기술, 피를 '투명하게' 만들어낸다
2025년 Ocutrx Technologies가 공개한 최첨단 수술 기술 ‘헤모루센스(HemoLucence)’는 혈액으로 가려진 인체 조직을 디지털 방식으로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외과 수술 중 시야 확보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출혈이 잦은 다양한 외과적 처치 상황에서 작업 효율성과 환자 안전을 동시에 개선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피를 디지털로 '투과'하는 기술의 원리
헤모루센스는 인공지능과 고급 물리 연산 기술을 통합한 디지털 영상 처리 시스템이다. 주요 기능은 혈액으로 덮인 조직의 실제 형태를 실시간으로 재구성해, 의사가 마치 피가 없는 상태로 수술 현장을 보는 것과 같은 시야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Ocutrx의 자체 개발 연구소인 지니어스랩스(Genius Labs)에서 설계했으며, AI 기반 알고리즘이 수술 부위의 영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수집하고, 이를 빛의 물리적 거동을 분석해 조직의 실제 형태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현재는 약 0.6cm(1/4인치) 두께의 혈액을 ‘투명화’할 수 있고, 향후 1.3cm(1/2인치)까지 시야 확보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국내외 의료계에서 주목받는 이유
헤모루센스는 기존의 수술용 장비들이 출혈로 인한 시야 장해에 제한을 받았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전통적으로는 흡인기나 세척액을 사용해 혈액을 제거하는 방식에 의존했지만, 이는 시간 소요가 크고 시술자의 집중력을 요구해 실수 위험이 컸다.
헤모루센스의 도입으로 수술 중 출혈 상황에서도 실시간 조직 구조 파악이 가능해진다면, 신경외과나 심장외과, 정형외과 등 고난도 부위 수술에서 특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호아그 메모리얼 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인 로버트 루이스 박사는 “어떤 외과 영역에서도 피는 항상 난관이며, 이 기술은 수술의 안전성과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헤모루센스는 Ocutrx가 개발한 3D 수술 현미경 시스템 ‘OR-Bot’에 통합되어 있으며, 2025년 말부터 임상시험을 거쳐 정식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은 최근 아부다비 글로벌 헬스 위크에서 최초로 소개되었으며, 시연 영상도 함께 공개되었다.
의료 혁신에서 보는 디지털 이미지 기술의 진화
헤모루센스는 단순히 혁신적인 수술기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기술은 의료영상분야에서의 디지털 해석, 인공지능 학습, 실시간 렌더링 기술의 응용이 수술 현장에서 어떻게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입증한다.
특정 부위를 투명하게 보는 기술은 비단 외과 수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비침습성 진단, 로봇 수술, 증강현실 기반 수술 교육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수술 현장에서의 직접 시야 확보라는 명확한 사용처를 중심으로 임상 실증이 진행 중이지만, 기술이 안정화되면 모바일형 장비나 로컬 병원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기술의 미래를 가늠할 기준
Ocutrx의 헤모루센스는 인간의 생체 구조를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기술이다. 단순한 수술 장비라기보다는 AI 기반 디지털 해석 기술과 컴퓨터 영상 처리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의료공학 산업 전반의 차세대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되면, 이 기술은 세계 의료시장에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환자 안전성과 수술의 정밀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병원과 외과 전문의들의 수요가 높은 만큼, 향후 몇 년 내 주요 의료센터에서 실제 적용되는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 수술 환경을 기술로 안전하게 만들다
헤모루센스는 단순한 시각적 보조 도구를 넘어, 수술 중 시야 확보의 필수 장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혈액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디지털 기술로 넘어서며, 복잡한 수술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외과 수술의 질적 도약을 이끄는 이 기술은, 향후 의료 인공지능 기술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