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의 의미와 기업 참여 확산 동향

RE100의 개념, 글로벌 확산 동향, 국내 참여 기업 및 제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 전략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이행 방안을 설명한다.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으로서의 탄소중립은 이제 글로벌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 있는 RE100 이니셔티브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국제 캠페인으로, 기업의 ESG 경영 실천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RE100 개념과 캠페인 목적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전체를 태양광, 풍력, 지열, 수력, 바이오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약속을 기반으로 한다. 2014년 The Climate Group과 CDP가 공동으로 주도해 출범시킨 이 캠페인은 파리협정의 성공적인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되었다.

이 이니셔티브의 핵심 목표는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전력 소비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이고, ESG 요소를 강화하며, 소비자 신뢰도와 공급망 관리 역량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RE100은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탄소배출권과 같은 간접적인 수단은 인정하지 않으며, 실질적인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만을 실적으로 산정한다. 참여 기업은 매년 이행 실적을 보고하고, 기술적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참여 기업 요건 및 글로벌 확산 상황

RE100은 일반적으로 연간 전력 사용량이 100GWh 이상인 글로벌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산업단지 내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도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2018년 11월에는 155개사였던 참여 기업 수는 2024년 3월 기준 445개사로 급증했다. 전체 참여 기업의 전력 사용량은 중견 국가들의 전력 소비량을 상회할 정도로 확대되었다.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목표 연도를 설정하되, 2030년까지 60%, 2040년 90% 이상, 2050년에는 100% 달성을 권장받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북미 기업의 비중이 높았지만, 2020년 이후 아시아 기업의 참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2024년 기준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36개 기업이 등록되어 있다.


글로벌 및 국내 주요 참여 기업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BMW, GM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며, 일부 기업은 이미 100% 달성을 완료했다. 이들은 협력사에게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며, 계약서와 납품 조건에 명시하는 방식으로 이행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SK그룹,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2050년까지 100%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하며, SK와 LG도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RE100 이행 현황과 제도

한국은 2021년부터 K-RE100 제도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이행을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는 단순 캠페인이 아닌 공식 이행 수단 플랫폼으로, 녹색 프리미엄, REC 구매, 제3자 또는 직접 PPA(전력구매계약), 자체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 등의 다양한 방법을 인정한다.

2022년 전기사업법 개정 이후 직접 PPA도 공식 이행 수단으로 인정되면서, 선택지가 확대되었다. 하지만 한국은 좁은 국토와 자연조건의 제약, 고립된 전력망 등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전력 시장 구조의 불확실성과 재생에너지 단가의 상대적 고비용도 기업들의 이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The Climate Group의 2023년 보고서에서는 한국을 “재생전력 구매가 가장 어려운 시장 중 하나”로 지목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행 수단과 과제

2021년 제도 시행 초기에는 대부분 기업이 녹색 프리미엄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실질적인 재생에너지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제조 수출기업 중 가장 많이 활용된 방식은 자가 발전(60.7%)이며, 그 외에는 녹색 프리미엄(34.8%), REC 구매(30.3%) 순으로 나타났다. 자가 발전은 경제적으로 유리하지만, 초기 투자 비용과 부지 확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PPA 활성화가 제한적이다. 망 이용료 및 기타 부가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제 계약 사례도 많지 않다.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력과 인프라의 제약으로 인해 이행이 더욱 어려우며, 일부는 거래 중단이나 해외 이전까지 고려하고 있다.


RE100을 둘러싼 대안 논의

RE100과 더불어 탄소 배출이 없는 모든 에너지원(CF100)이나 시간 단위 탄소중립 전력 이니셔티브인 24/7 CFE 등도 논의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CFE 개념을 공식 제안하고, 민관 협력기구 출범을 통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RE100은 이미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어, 새로운 이니셔티브와의 병행 또는 전환은 국제적 합의와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ESG 경영과 수출경쟁력 확보의 관건, RE100 전략

RE100은 한국 기업에게 단순한 친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수출 경쟁력 확보와 ESG 경영의 핵심 전략이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조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투자와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정부는 정책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와 PPA 제도 개선, 중소기업 지원 대책 마련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