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의 기상 위성 데이터 중단, 허리케인 예측에 미칠 영향

미국 국방부(DoD)가 기상 예측에 활용되어 온 핵심 위성 데이터의 송출을 중단하면서, 전 세계 기상 관측 및 재난 대응 체계에 상당한 공백이 예상된다. 해당 조치는 최근 다양한 기상관 측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의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 기후 변화 대응 체계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DMSP 위성으로부터의 관측 종료 결정

미국 국방부는 2025년 6월 말, 수십 년간 기상 예보에 사용되어 온 '방위기상위성계획(DMSP, Defense Meteorological Satellite Program)'의 데이터 송신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이에 대해 기상 전문가들과 관련 기관들은 예측 정확도의 급격한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종료되는 데이터는 ‘특수 센서 마이크로파 영상음향계(SSMIS, Special Sensor Microwave Imager Sounder)’와 근지구 우주환경 관측기기에서 수집된 정보로, 이는 각각 DMSP F-16, F-17, F-18 위성에 탑재되어 있었다. F-19 위성은 이미 2016년에 고장으로 퇴역했다.

비록 이 위성들은 기대 수명을 이미 지난 상태였으나, 여전히 실시간 기상 정보 제공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SSMIS는 구름 아래에 있는 허리케인의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이터로, 특히 야간 및 가시광선 관측이 어려운 환경에서 예보 정확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대체 수단 없는 데이터 중단, 왜 문제가 되는가

관측 위성의 역할은 정밀한 기상 분석과 예측의 핵심이다. SSMIS는 일반적인 적외선 혹은 가시광선 위성과는 달리, 강수량의 이동, 해수면 온도 변화, 허리케인 내부 중심의 형성과 강화 징후 등을 고해상도로 파악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상청, 해양기상센터, 각국 재난관리기관은 재난 예보 및 대비 계획을 수립해 왔다.

하지만 국방부가 통보한 종료는 ‘영구적(permanent)’이며, 일정한 대체 위성 시스템이 당장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이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초 SpaceX의 펠컨 9 로켓을 통해 'Weather System Follow-on Microwave (WSF-M)' 위성을 발사했지만, 현재까지 해당 위성의 데이터는 예보 목적으로 접근 허용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는 해마다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허리케인과 태풍 같은 대형 기후 재난에 대한 예측 능력이 저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자료의 수집 주기와 해상도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수 시간 이상 데이터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 데이터 탈정치화에 대한 요구

이번 결정은 단순한 기술적 이슈를 넘어, 미국 내 기후과학에 대한 정치적 접근을 둘러싼 논쟁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 기상 전문가와 언론은 국방부가 보안상 우려를 이유로 데이터 공유를 중단하려는 것이며, 현재 행정부가 기후 과학에 비협조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24년 헬렌(Helen) 허리케인의 피해 이후, 정부가 자국 최고 수준의 허리케인 예측 모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며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와 민간 기상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기상 · 재난 데이터의 투명한 접근성과 비정치적 활용 원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

미국 위성 데이터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기상 예보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다.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ECMWF), 일본 기상청(JMA) 등 주요 글로벌 기상기관들은 DMSP 데이터를 복합 기상 모델에 활용해 왔다. 위성 운영국과 직접적 계약이 없는 국가들조차, 자유 접근 가능한 NOAA의 포털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따라서 이번 종료 결정은 단순한 미국 내 이슈를 넘어, 국제적 기후 대응 네트워크 전체의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서양 및 태평양 열대성 폭풍 경로에 위치한 국가들은 조기경보 체계를 수정하거나 민간 위성 데이터에 의존하게 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인 연기, 그러나 근본적 해법은 미비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당초 6월 말로 예정됐던 종료일을 한 달 연기해 7월 말까지 자료 송출을 지속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과학자 및 대중의 반발 여론을 일정 부분 수용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일회성 조치에 불과하며, 대체 위성과의 연동 혹은 새로운 데이터 정책의 수립 등 장기적 해법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

후속 위성으로 언급된 WSF-M 역시, 데이터 접근권이 국방부 판단에 따라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 NOAA와 민간 파트너들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기후 모델링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지만, 관측 빈도와 정확도를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위성 데이터 중단이 허리케인 대응에 미치는 영향

최근의 위성 데이터 송출 중단 사태는 인류가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허리케인 예측의 오차가 생기면 피해 지역의 주민 대피, 물류 통제, 보험 사전 대응 등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 그만큼 고정확도의 실시간 위성 자료는 단순한 과학 정보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안전과 생존 연결망으로 작용한다.

한편, 아마추어 기상 애호가들과 민간 기술자 집단이 우주 신호를 직접 디코딩해 데이터를 얻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대응에 불과하며, 정책적·국제적 협의에 기초한 솔루션이 필요하다.

기후 예측과 위성 체계의 공백을 바라봐야 할 시점

기상 위성 데이터의 안정적 확보는 단지 국가 안보 차원에 머물 수 없다. 지난 수십 년간 발전해온 글로벌 기상 시스템은 위성 관측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의 결정은 단순한 기술 종료가 아닌, 국제 기후 협력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전환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는 기후 데이터의 국제 공공재화, 장기 위성 운용 전략, 민·관 협업 체계를 포함한 다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예보 인프라 없이는 급변하는 기후 속에서 유의미한 위험 제어와 대응이 어렵다.


위성 데이터 중단이 가져온 기후 예보의 리스크

기후 위기 시대에 위성 데이터는 단순한 관측 수단이 아니라, 재난 대응과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작동한다. 미국 국방부의 기상 위성 데이터 수신 중단은 국제사회에 심각한 리스크를 남기며, 허리케인 대응의 정확도와 즉시성을 저해할 수 있다. 데이터의 정치화, 대체 시스템의 부재, 연동 체계의 미비는 향후 기상 예보 환경의 예측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공공 기상 데이터의 지속 가능성과 접근성을 제도적으로 재정비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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